지금 수영을 시작한지
따악 9개월.
작년 10월부터 시작하여
혹독했던 겨울수영을 뚫었고 여름수영을 하고 있다.
아침잠이 유독 많은 나는
지인의 차를 얻어타고가야하는 했음으로
남들이 들으면 어김없이 놀라고야마는
'새벽반 6시부 수영'을 하러
월, 수, 금 일주일에 3일
강습이 있는 날은 새벽 다섯시 10분 부터
이불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악착같이 새벽수영을 다녔다.
사실 나는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걸 너무도 싫어한다.
여름에도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사람인 것이다.
이번생에는 물에 내 몸을 띄우지 않기로 애저녁에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띄울마음도 관심도 전혀없었다는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수영을 배우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건만
역시 인생은 한치앞을 알수 없는것이라고 했던가
중국어 수업에 회원 둘이 같이다니자고 자꾸 꼬시는것에 넘어가고 만것이다.
그들이 몇번 꼬신것은 맞지만
어느순간 내마음이 하고자하는 쪽으로 변해버렸다고 하는 쪽이 맞다.
장롱면허인 내가 운동을 하려면 버스를 타고가야하는데
태우러오고 태워다 준다질 않는가.
어느순간 나도 물에 뜰수있을까?
수영이란걸 내몸이 해낸다는 것에까지 떠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고
점점 수영을 할까말까가 아닌
새벽에 일어날수 있을것인가로 고민을 하게되었다.
그리하여 결국 수영을 하기로.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터라
좀더 어렸을땐 이런 도전이 참 힘들었는데.
운동을 싫어해서 더더욱.
수영을 첨 시작했을때
나는 참으로 뭣모르고 정말로 순수하게 수영에 대한 목표를 잡았었다.
풀빌라나 리조트의 풀에 멋있게 입수하여
자유형으로 멋있게 어푸어푸 너덧번 휘저어가다가
몸을 뒤집에 배영으로 유유히 떠다니는것.
여기까지면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자유형과 배영배우는데 서너달 걸릴까 했던 내자신이 귀여워 미칠지경이다.
수영을 다니다가 여러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알게된 사실은
수영을 시작할때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랑 똑같은 생각으로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하나같이 자유형과 배영정도만 몇달 배우자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고 말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그냥 자유형과 배영 전문 클래스를 만들어도 될것같은 ㅋㅋㅋ
사실 여기에서 핵심은
(우리 체육문화센터에만 국한 된 얘기일수 있다.)
네가지 영법을 배웠다해도 수영이란 녀석이 만만한 녀석이 아니어서
제대로 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로, 수영은 몇달만에 마스터하고 끝내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
수영 몇달로는 네개의 영법을 배우긴하지만
그 영법들로 몸을 겨우 조금씩 전진시키는 수준이된다.
앞으로 전진은 하지만 수영 폼은 민망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비효율적인 폼으로 근근히 앞으로 간다고보면 맞지않을까?
하긴 땅에서 중력을 고스란히 받으며 평생 걸어다닌 몸이
물에서 몸을 띄우고 전진하며 물속과 밖을 드나들며 숨까지 쉬어야하니
그게 어찌그리 간단히 배우고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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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이렇게 오래, 한가지 운동을 지속해 본 역사가 없다.
하여 앞으로 수영에 대해 계속 적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