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르가모 요술벙어리때장갑
우리아들둘.
그 중 큰아들 10살 이주환은
참 자유로운 영혼이다.
아직도 비가오면 물웅덩이를 찾아가 철벅철벅
(어릴때 하고 말줄 알았지 여태할줄 진심 몰랐다.)
땅짚고 재주넘기는 물론
바닥에 뭔가 관찰할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 앉거나 엎드려서
평소에 찾기 힘든 집중력을 발휘하고.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으니
별걸다 만져보고
주머니에 갖은 자연물을 넣어오기도 한다.
물론 꼼꼼하거나 야무지지도 않다.
거기다 씻는것도 좋아하질 않는 아이니....
(작년까지만 해도 하교후 집에 돌아온 아이를 보면
늘 코밑과 볼주변이 때국물로 얼룩져있어 웃음이 터지곤 했었다.
흡사 각설이..ㅡㅡ;)
아이들 어렸을땐
아이들 치닥거리하느라 지금보다 몸이 훨씬 고됐음에도
아이들이 목마르다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몇번이고 물 떠다주고
쉬하고싶다하면 또 벌떡 일어나 처리하고
노래불러주고
책읽어주고
등 긁어주고
발가락 마시지에
옛날이야기....
그때의 그 에너지는 어디에 와서 어디로 가버린것일까?
지금의 나는 식탁에 앉아서 모든상황을 진두지휘한다.
입으로만 하려다보니 통제가 쉽지않고
그러다보니 상황이 험악해 지기쉬워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식탁의자에서 꿋꿋히 입과 안면근육만을 이용하여
녀석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나의 귀찮음으로
화장실로 쫓아보내고 씻으라고 해놓으니 이녀석들
물만 뿌리고 나오거나
물놀이만 하고 나오거나
일부만 씻고 나오기 일쑤. ㅡㅡ
때가 낀것 같아서 녀석의 몸을 손으로 아무리 문질러본들
이미 때가 피부에 염색이 된듯(?ㅋ) 별 차이가 없는거라. ㅠㅠ
그렇다고 때밀이로 밀자니 아플것같고...
사설이 왜이렇게 길어진거니?ㅋㅋㅋ
무튼 그리하여
자극은 최소화하면서
마찰을 좀 주는,
그래서 때가 조금씩이나마 벗겨지는 효과를 가진걸로 보이는
이 때타올을 주문하게된다
별칭이 얼마나 거창한지
일명
'때르가모'
ㅋㅋㅋㅋㅋ
저렇게 도장이 찍혀있는건 하자가 있는거라는 표시이고
그래서 조금더 싸게판다.
어디가 하자인지는 사실 찾기 힘들다.
상품평에는
거품을 잔뜩묻혀서 슥슥 문지른 후에
물에 타올을 헹구면
카푸치노 우유거품같은 때거품이 소복히 나온다고하는데
우리아들들 때가 정말 몸에 염색되어 버린것인지
아님 문신이 되어버린 것인지
타올을 헹궈도 그냥 허무한 비눗물뿐....
그럼에도 이 때밀이를 추천하는 이유는
기존 때밀이보다 부드러워서
몸의 굴곡을 씻기가 쉽고
벗겨지지 않으며
기분좋은 자극이 있어 시원한 느낌이 든다.
샤워할때 종종 사용하면
미세하게 때가 벗겨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이태리타월보다 자극이 적어
아이들 씻기기에 좋으니
일단 만족하기로.
아, 첨에 손가락모양으로 된걸 사려고 했었는데
손가락모양으로된것이 구멍이 잘난다고,
그리고 물이 묻은 상태에서 다시 끼기가 힘들다고 하는 후기를 보고
벙어리 모양으로 최종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이 벙어리장갑을 선택하는 이유일 것이다.
벙어리 장갑은 다시끼기도 쉽고,
섬세하게 씻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역시 후기는 꼼꼼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 진리!